‘입틀막’ 인과응보, 태풍의 눈 ‘의협’
시민언론 민들레 2024년 4월 1일 기고글
[기획] 네이버 랭킹뉴스로 본 4.10 총선 ④
3월 다섯째주(3월 25~29일)
‘시민언론 민들레’는 최선영 교수, 고은지 연구원과 함께 <네이버 랭킹뉴스로 본 총선>을 기획했습니다. 네이버 뉴스 사이트에서 많이 보았다고 추정되는 랭킹뉴스 데이터를 수집하여 언론사의 총선 프레임과 보도 추이, 패턴을 해석하고 분석합니다.
정치 총선 기사가 네이버 랭킹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3월 마지막 주 랭킹뉴스 분석을 통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총선 정치 기사에 몰리고 있는 지표들을 몇개 확인할 수 있었다.
3월 18~22일 네이버 랭킹뉴스에 올라온 보도 건수 7,040건 중 정치 총선 보도 건수는 2,253 건으로 약 32%를 차지했었다. 지난 3월 25~29일 마지막 주에는 7,424건의 랭킹뉴스 중 2,506 건이 정치 총선 기사로 34%를 차지 했다. 랭킹뉴스 순위 1~5위에 들었던 정치 총선 기사 보도 건수도 전 주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치/총선 랭킹뉴스에 달린 댓글 수도 중가했다. 3월 18~22일 정치 총선 랭킹 뉴스에 달린 댓글 수는 605,026 건이었으나 3월 25~29일 에는 776,037건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이 여론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네이버 뉴스 독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추세는 분명하다.
이수정 가고 임현택 왔다
3월 25~29일 네이버 랭킹뉴스 기사제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인물은 2주 연속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대파, 이종섭, 의대정원 이슈와 엮이면서 자주 거론되었다. 이어 이재명(530), 한동훈(508), 조국(250)이 뒤따랐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종섭 씨, 이수정 씨는 결국 사퇴했고 사과했다.

‘입틀막’에 대한 인과응보일까. 26일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이 보도에 급부상했다. 임현택 차기 회장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의협 회장 당선 첫 일성으로 대통령의 사과, 보건복지부장・차관 파면을 요구했다. 대화는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은 윤대통령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이른바 ‘입틀막’을 당했던 당사자로 연일 sns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다가 압수수색까지 당한 바 있다. 3월 12일 의료법 위반 방조,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수사받으러 간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수십번이나 ‘자유’를 말씀하시고 국민에게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제안하는 위대한 자유대한민국에서 어떻게 공권력이 이렇게 자의적으로 국민의 자유를 무시하고 억압할 수 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숨 막히게 공포스럽다”(<의사협회 현직 간부 3명 소환 조사...“국민의 자유 탄압 공포스러워”. 조선일보 3월 12일자>)고 밝히기까지 했다.

총선, 의협이 쥐고 있는 키
네이버 전체 랭킹뉴스 기사 제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체를 확인한 결과 정당은 더불어민주당(300), 국민의힘(260), 조국혁신당(129) 순이 었다. 그 가운데 의협은 177번이나 거론되었다. 긴급 현안의 핵심 단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의대 정원’ 이슈는 대부분 사회 섹션에 분류되기 때문에 정치 총선 기사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전체 랭킹뉴스에서 제목에 ‘의대’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는 432건이나 되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정부 여당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며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에게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했다.<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 결정될 것>(연합뉴스 3월 29일)이라며 윤대통령 주변 참모와 관료들의 '책임론’과 ‘십상시’까지 거론했다.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의 입과 행동이 총선에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리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겁박에 가까운 尹 대국민담화 통할까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3월 27~28일 윤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가 36%, 부정평가가 61%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 기관의 6주 전 조사와 비교할 때 긍정평가가 7% 하락한 수치이다. 여권에서조차 정부의 오만을 비판하며 들끓는 중이다. 이러니 대통령이 언론에 나타날수록 지지율이 낮아질 수밖에. 민생토론회, 민생투어는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결론내도 될 듯하다.
윤대통령은 오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과학적 근거’, ‘통일된 안’, ‘면밀한 점검’, ‘타당한, 합리적 방안’을 했다며 ‘의대 정원 2000명’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힘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행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근거 없이 힘의 논리”로 밀어 붙이는 일부 의사들의 불법 집단 행동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윤대통령의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의협과 임현택 차기 회장을 만족시켰을까. 전혀. 힘의 논리에 의한 선전포고로 들린다. 국민 눈높이에서는 적절한 담화였을까. 전혀. 도대체 누가 이런 담화문을 작성해줬는지 궁금할 뿐이다. 명령,명령,명령으로 점철된, 멱살 잡고 윽박지르는 검찰총장 담화문 같다. 담화가 아니라 겁박으로 들린다.
대통령의 ‘카르텔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이러기도 쉽지 않다. 대통령 곁에 대통령보다 더 고집 센 누군가가 있지 않고서야.